분류 전체보기
-
이성민과 이정은의 고통을 유연석은 느끼지 못한다는 건이주의 드라마 2023. 12. 2. 13:28
‘운수 오진 날’이 담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사회적 의미 “저, 고통을 못 느껴요.” 금혁수(유연석)는 사고로 편도체에 문제가 생겨 공포도 고통도 못느끼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금혁수(유연석)는 그걸 ‘신기한 능력’이라며, 운전을 하고 있는 택시기사 오택(이성민)에게 굳이 손바닥을 칼로 긋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습을 보며 오택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른다. 마치 제 손을 긋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금혁수는 무표정하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이 이 살벌한 논스톱 스릴러를 통해 담고 있는 게 무엇인가를 정확히 드러낸다. 그건 ‘타인의 고통’에 대한 이야기다. 한 평범한 택시기사가 연쇄살인범을 손님으로 태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스릴러의 근간은 바로 금혁수라..
-
정우성이 선택한 멜로, 말로는 다 못할 사랑의 시작이주의 드라마 2023. 12. 2. 13:16
‘사랑한다고 말해줘’, 정우성이 11년만에 선택한 멜로 뭐가 다를까 산 속 외딴 곳에 있는 집. 정적 속에 산새 몇 마리의 지저귐은 유독 크게 느껴지는 그 곳에 고독의 표상처럼 서 있는 그 집을 차진우(정우성)는 사진에 담는다. 마치 그렇게 침묵과 고요 속에 외롭게 살아온 자신의 모습을 담아내듯이.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는 이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이 남자의 특별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 제주공항에 도착해 바닷가 촬영장을 찾은 정모은(신현빈)은 ‘여자4번’으로 불리는 무명배우다. 스튜어디스였지만 배우의 꿈을 시작한 그 선택은 쉽지 않다. 연기가 어색하다며 제주까지 온 그녀를 감독은 다른 배우로 바꾸겠단다. 그러면서 그녀가 배역을 위해 고심해서 산 스카프는 마음에 든다며 팔라고 한다. 정모은이 마주하고..
-
박보영의 따뜻함이 다친 마음들을 토닥여줄 때(‘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동그란 세상 2023. 11. 19. 11:40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아침 햇살 같은 박보영이 전하는 위로 “포도 싫다고 몇 번을 말했어? 엄마 도대체 왜 그래? 왜 이렇게 사람 숨 막히게 해? 난 나를 잃어버렸어. 아니 한 번도 나를 가진 적이 없어. 내가 누구야? 나 평생 엄마가 하라는 대로 다했어요. 옷도 친구도 엄마가 골라주는 대로. 결혼도 엄마가 시키는 대로. 이만큼 살게 된 것도 엄마 덕분이라고 생각하면서 참았어. 엄마 말대로 하면 남들도 다 부러워하고 행복해질 거라고. 근데 엄마 나 왜 이렇게 아파? 응? 나 왜 이렇게 불행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의 첫 번째 에피소드는 조울증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오리나(정운선)의 이야기다. 병원을 찾을 때마다 비싼 샤인머스캣을 사갖고 와 딸에게 건네는데, 딸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눈치다...
-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경계를 넘어 우리의 선택을 묻는 작품동그란 세상 2023. 11. 9. 08:17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하려고 했던 이야기 (글 중 내용의 누설이 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새 작품 는 소년 마히토가 화재로 인해 어머니를 잃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 화재가 왜 발생했는지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무렵이라는 시기는 그것이 그냥 발생한 화재라기보다 폭격의 여파라는 걸 상상하게 한다. 마히토는 그 불길을 향해 달려가지만 어머니는 거대한 불기둥 속으로 사라진다. 전쟁 상황과 화재라는 충격, 그리고 어머니의 부재에 대한 상실감은 그래서 라는 작품이 갖고 있는 판타지의 전제가 된다. 판타지는 결국 현실의 결핍이나 충격에 의해 촉발되어 이세계(異世界)로의 통로를 통과하기 마련이다. 2차 세계대전 중 아이들이 장롱을 통해 나니아라는 곳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