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
탄핵 정국에 다시 보이는 K콘텐츠의 진면목대중문화 비평 2024. 12. 23. 21:37
K콘텐츠에 투영된 K시민의 비판의식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그리고 탄핵 정국까지, 거꾸로 갈 것 같던 시간을 다시 현재로 되돌린 건 다름 아닌 시민들이었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그 과정들을 보다보면, 새삼 K콘텐츠의 진면목이 바로 그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비판의식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비상계엄 사태를 ‘현실판 디스토피아’라 보도한 외신지난 3일 갑작스런 비상계엄 선포와 그 해제 과정에 대해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K팝과 독재자들:민주주의에 가해진 충격이 한국의 양면을 드러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그 기사는 한국이 최근 한류 열풍을 통해 ‘문화적 거물’이 됐지만 갑자기 터진 계엄사태로 ‘현실판 디스토피아’가 생겨났다고 했다. 계엄 선포와 해제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이 담을 넘어 국회의사당으로 들..
-
약자에 대한 생각이주의 영화 대사 2024. 7. 14. 11:15
“비가 와서 그런지 미세먼지가 없네요.”- 봉준호 ‘기생충’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동익(이선균)이 사는 번듯한 2층집에 하나둘 기생하며 살게 된 기택(송강호)의 가족 이야기를 그렸다. 신분을 속이고 기택은 운전기사로, 기우(최우식)는 과외선생으로, 기정(박소담)은 미술치료 교사로, 그의 아내 충숙(장혜진)은 가정부로 들어온다. 동익이 누리고 사는 집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눈에 보이지 않게 그림자 속에 숨어 살아가는 기택 가족의 세상이 된다. 하지만 캠핑을 떠나 빈집에 남은 기택의 가족이 마치 제 집처럼 술판을 벌이고 놀 던 날 그 착각은 깨진다. 마침 폭우가 쏟아지면서 동익의 가족이 돌아오자 바퀴벌레들처럼 숨게 된 것. 그리고 그 폭우는 낮은 지대에 있는 기택의..
-
송강호, 한 발 물러남으로써 더 잘 소화하는이주의 인물 2024. 6. 10. 13:44
‘삼식이 삼촌’으로 첫 드라마 데뷔한 송강호“사랑과 존경의 의미로 다들 그렇게 불러요. 삼식이, 삼식이 형님, 삼식이 삼촌. 전 너무 좋아요. 제 별명이요.”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삼식이 삼촌’은 이 작품의 주인공인 삼식이 삼촌 박두칠(송강호)이 하는 그 대사로 시작한다. 이 첫 대사는 16부작 ‘삼식이 삼촌’이라는 작품이 사실상 이 인물의 서사라는 걸 예감케 한다. 삼식이 삼촌을 연기하는 송강호는 특유의 힘을 쪽 빼서 과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편안한 목소리로 자신을 그렇게 소개한다. 시청자들은 궁금해진다. 도대체 왜 ‘삼식이 삼촌’이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1950년대말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 작품의 첫 회가 끝나갈 즈음, 이 대사의 의미는 삼식이 삼촌과 김산(변요한)이라는 인물이 던지는 ‘피..
-
‘미나리’, 윤여정이라는 K할머니의 탄생동그란 세상 2021. 5. 24. 10:25
‘미나리’에 담긴 시대정신, 윤여정이 해석해낸 ‘미나리’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에 출연한 윤여정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국내 최초이자, 자국어로 연기한 아시아권 배우 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윤여정은 어떻게 를 통해 이런 성과들을 만들 수 있었을까. 아카데미에서도 빛났던 윤여정 결국 윤여정이라는 이름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서 불렸다. 공교롭게도 시상자는 의 제작자이기도 한 브래드 피트였다. 전 연도에 그 상을 수상한 다른 성의 배우가 시상하는 아카데미의 전통에 따라, 작년 로 남우조연상을 받았던 브래드 피트가 시상자로 나왔기 때문이었다. 윤여정은 시상 소감을 하기에 앞서 “드디어 우리가 만났다”며 “그런데 우리 영화 찍을 땐 어디 있었냐?”는 브래드 피트에게 던지는 유쾌한 농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