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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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조승우 만큼 말에 집중되는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10. 17. 14:57
'마의', 왜 하필 말인가 했더니 “하지만 생명이잖아요.” 칼에 찔려 죽어가는 말을 살리기 위해 사암도인(주진모)을 찾아갔으나 자신은 인의(人醫)지 마의(馬醫)가 아니라며 거부하는 그에게 어린 백광현(안도규)은 이렇게 되묻는다. 그러자 사암도인은 백광현에게 말이든 사람이든 생명에 귀천은 없다고 말한다. 그 생명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함부로 시술을 하지 않는다는 것. 바로 이 짧은 장면은 가 왜 하필 말이라는 소재를 선택했는가를 잘 보여준다. 이 사극에서 말은 바로 민초의 다른 이름이다. 마의들의 삶이란 어찌 보면 말보다 천시 받는 삶이다. 말이 날뛰다 이명환(손창민)의 아들 이성하(남다름)를 발로 차는 사고가 벌어지자 그 말을 관리한 마의들(이희도, 안상태)은 호위무사에게 끌려간다. 자신들의 직접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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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결자들, 왜 이리 넘쳐날까옛글들/네모난 세상 2011. 2. 9. 06:53
다양성을 담은 ‘종결자’, 표현은 획일적 이른바 ‘종결자’ 시대다. 인터넷을 열거나 TV를 켜면 어디서든 ‘종결자’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종류도 가지가지다. 아이유처럼 고음 종결자가 있는 반면, 송승헌 같은 복근 종결자도 있고, ‘시크릿 가든’의 김사랑에서부터 패션모델 장윤주까지 무수히 많은 몸매 종결자들도 있다. 물론 투기 종결자라거나 정치개그 종결자처럼 부정적인 의미도 있다. 사실 너무 많은 종결자들이 넘쳐나다 보니 이제 누가 진짜 종결자인지는 잘 모르는 지경이다. 하지만 그래도 ‘종결자’라는 표현 자체가 강하다보니 일단 그런 제목이 붙어 있으면 들춰보게 되는 게 인지상정. 이렇게 보면 이 단어는 이 시대 최고의 ‘낚시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종결자라는 말에 담긴 의미는 ‘최고’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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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의 숙종, 깨방정이어도 되는 이유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10. 5. 28. 10:39
사실 명실공히 한국방송사극의 개척자인 신봉승 작가에 대한 저의 기억은 좀 엉뚱합니다. 오래 전 잡지사에서 일할 때, "조선의 임금들은 왜 단명했을까"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한 적이 있어서죠. 그 글을 읽으면서 저는 이 작가의 임금에 대한 새로운 식견에 감탄한 적이 있습니다. 조선의 임금들은 왜 단명했을까요? 지나친 격무 때문에? 매일 반복되는 신하들과의 줄다리기 때문에? 글쎄요. 의외로 답은 간단했습니다. 첫째. 운동을 안한다. : 운동할 일이 별로 없었겠죠. 행동반경도 궁이 전부였으니. 둘째. 섹스가 잦다. : 왕은 무치라고 해서 아무 데서나 원하면 성관계를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셋째. 고단백의 음식을 많이 먹는다. : 산해진미를 원하는 대로. '대장금'이 증명해주죠. 새로 시작한 사극, '동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