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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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의 잇단 원대복귀, 왜?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7. 2. 4. 21:36
속편 아닌 원류 선택한 ‘록키 발보아’가 시사하는 것 전 세계적인 배급의 파이프 라인을 갖고 수시로 자국의 영화를 쏟아내는 헐리우드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다. 하지만 헐리 갖고 있던 컨텐츠의 색채는 점점 옅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세계화된 시장 속에서 자국만의 색채를 갖는 컨텐츠의 의미가 그만큼 퇴색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헐리우드는 전 세계의 영화에 늘 촉수를 열어두고 다양한 컨텐츠와 소재들을 자국의 살로 만드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것은 상업적으로는 맞는 선택이다. 하지만 영화가 어디 상업적인 요소만 있을까. 영화는 동시에 문화를 담고 있고 그러기에 미국을 대표하는 헐리우드만이 가진 색채가 옅어지는 건 또한 저들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이 속편이 난무하는 헐리우드 영화들 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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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들, 성형하거나 복면하거나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7. 2. 1. 22:08
‘미녀는 괴로워’ vs ‘복면달호’ 최근 속속 침투해 들어오고 있는 외국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 혼자 꿋꿋이 우리 영화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는 영화, ‘괴로워’. 이 영화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통쾌한 풍자를 다뤘지만 또한 오랜 불황의 늪에 빠진 우리네 가요계의 이면을 들추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가요계의 이면을 다룬 또 하나의 영화가 개봉을 준비중이다. 이름하여 ‘복면달호’. 제목부터 심상찮은 이 영화는 복면을 쓰고 트로트를 불러야하는 3류 록커에 대한 이야기다. 이쯤 되면 궁금해지는 점이 있다. 가요계의 이면을 다룬 이 두 영화에서 왜 두 주인공은 모두 정체성을 숨겨야했느냐는 점이다. 한 명은 성형으로, 또 한 명은 복면으로. ‘미녀는 괴로워’가 예상 밖의 선전을 한 것은 첫째, 원작에 대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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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모의 인해전술, 왜?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7. 1. 26. 13:13
중국식 블록버스터, ‘황후화’의 아쉬움 장예모라는 이름에서 아직까지도 ‘붉은 수수밭’, ‘국두’, ‘홍등’, ‘귀주이야기’ 등을 떠올리는 분들이라면 그의 최신작 ‘황후화’는 좀 당혹스러운 영화다. 그때나 지금이나 공리라는 배우가 똑같이 등장하지만 그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다. 먼저 제작비 450억 원이란 수치가 그렇다. 아무리 ‘영웅’, ‘연인’의 전작을 통해 이 거장의 행보가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는 해도, 이 정도까지 블록버스터의 면모를 과시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화려한 장식이 깃든 복식들과 궁궐의 모습에서부터 단박에 시선을 잡아끈 영상의 색채와 스케일은, 천 여명에 이르는 대대적인 엑스트라들이 동원되어 마치 사람의 물결이 넘실대는 듯한 전투신에 이르러 절정에 도달한다. 이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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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영화라고 얕보지마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7. 1. 6. 09:40
어른들 사로잡는 아이들 영화 방학시즌이 되면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방학용 영화’들이 한 편 두 편 극장가에 선을 보이고 있다. 으레 방학이면 아이들 손잡고 영화 한 편 보는 게 통과의례처럼 되어 버려 좋던 싫던 시간 내서 영화관을 찾긴 찾아야겠는데, 그게 그렇게 영 내키는 일은 아니다. 아무래도 ‘애들 영화’라는 선입견 때문. 하지만 애들 영화라고 얕보면 안 된다. 별 기대않고 들어갔다가 오랜만에 감동 먹은 어른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어른들 마음 사로잡는 아이들 영화,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아빠 왜 울어? 어른 울리는 ‘해피피트’ 이 영화를 보기 전 주의사항. 아무 생각 없이 봤다간 끝 부분에 가서 북받쳐 오르는 감동에 “아빠 왜 울어?”하고 아이가 물어보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