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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하바마’ 김태희의 눈물의 씻김굿, 그 위로와 위안 “계속 날 보고 있었어.” 차유리(김태희)는 딸 서우(서우진)가 자신을 계속 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렸다. 그건 서우가 자신의 존재를 알고 기억한다는 사실에 대한 고마움도 있지만, 자신을 보는 줄도 모르게 계속 옆에 있어서 귀신을 보게 된 딸에 대한 자책감도 있었다. 차유리는 서우에게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옆에 있어서 미안. 우리 서우 너무 무서웠겠다”라 말하며 울었다. tvN 토일드라마 에서 차유리는 이제 등장할 때마다 눈물을 흘린다. 흘릴 수밖에 없다. 귀신으로 5년 간 가족들의 주변을 맴 돌았던 그였으니 다시 만난 엄마 앞에서 어찌 울지 않을 수 있을까. 49일 후 다시 돌아가겠다 마음먹은 그는 애써 엄마와 가족을 만나지 않으려 피했지만..
‘하바마’, 고보결과 김태희의 육아공감이 더욱 감동적인 건 그는 커피 한 잔 마실 시간도 없이 아이 돌보기에 바쁘다. 육아라는 것이 그렇다. 잠깐 고개 돌리고 나면 해야 할 일들이 쏟아진다. 그렇게 정신없이 바쁜 게 육아지만, 안 해본 사람은 그걸 일로도 생각하지 않는다. tvN 토일드라마 의 서우 엄마 오민정(고보결)이 그렇다. 그런데 오민정은 친엄마가 아니다. 흔히 ‘계모’라 불리기도 하는 새엄마다. 그는 간호사가 되기 위해 애썼고 그래서 간호사가 됐지만 조강화(이규형)와 결혼하면서 일을 그만두었다. 이유는 ‘진짜 서우엄마’가 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육아의 현실이 어디 그리 호락호락할까. 그렇지만 아이가 어질러놓은 걸 치우면서도 그 아이를 보는 오민정의 눈빛은 사랑 가득이다. 계모라는 표현에 우리가..
‘하이바이 마마’가 그리는 유족의 눈물, 떠난 자의 눈물 사람이 저 세상으로 떠나도 그 흔적은 여전히 남는다. 그래서 살아있었다면 함께 갔을 수 있는 여름캠프의 무정한 예약 알림이 더 허전하게 다가오고, 생일만 오면 여전히 남아있는 떠난 자의 SNS에 그리움의 마음을 꾹꾹 눌러 적는다. ‘내 친구, 내 마음의 언덕, 나의 차유리, 유리야... 유리야... 보고 싶어.’ 그러면서도 살아가기 위해서 그 아픔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괜스레 거울을 닦고 욕조를 청소하며 안하던 고스톱 게임을 한다. 주방 구석구석을 청소한다. 마치 기억을 지워내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하지만 그 슬픔은 지워지지 않는다. 아마도 tvN 토일드라마 는 바로 이 부분에서 기획된 드라마일 게다. 그 슬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보겠다는 것. ..
‘하이바이 마마’, 귀신 판타지로 담은 신개념 가족드라마 시작은 귀신 이야기였다. 죽었지만 산 자들의 주변을 빙빙 도는 귀신들. 그런데 이 귀신들이 우리가 지금껏 봐왔던 귀신들과는 영판 다르다. 보통 산자 주변에 출몰(?)하는 귀신이라면 사람들 해코지하는 호러물이 떠오르지만, 이 귀신들은 저마다 절절한 가족애를 드러낸다. tvN 토일드라마 는 그래서 귀신 판타지로 담아낸 색다른 가족드라마처럼 보인다. 납골당을 찾아 망자의 살았을 적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유족들. 그런데 는 유족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들을 뒤에서 꼭 껴안고 있는 망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유족이 눈물 흘릴 때 망자도 눈물을 흘린다. 아마도 졸지에 자식을, 부모님을, 형제와 자매를 또 아이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다면 그 망자의 눈물에..
‘하이바이 마마’가 김태희를 부활시켜 전하려는 위로와 깨달음 “내 딸. 사랑하는 내 딸. 듣고 있지?” 딸 유리(김태희)를 먼저 보낸 엄마 은숙(김미경)은 딸이 살아있기라도 한 듯 그렇게 말한다. 그러자 죽은 딸이 은숙을 살포시 뒤에서 껴안고 말한다. “응. 나도 사랑해. 엄마도 듣고 있지?” tvN 토일드라마 에 잠깐 등장하는 이 장면은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를 압축해 보여주는 것만 같다. 누군가를 먼저 떠나보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유족들은 망자의 방을 생전 그대로 유지하고 마치 지금도 그가 살아있는 것처럼 유지하고 때로는 말을 건네기도 한다. 하지만 이승과 저승으로 갈라져 있어 남은 자들은 떠난 이들과 더 이상 소통할 수 없다. 그건 떠난 이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어느 날 갑자기 ..
‘하이바이, 마마’, 귀신과의 삼각관계? 황당하지만 보게 만드는 힘은 죽었던 아내가 살아 돌아왔다? tvN 새 토일드라마 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비롯된다. 교통사고로 아이만을 살린 채 죽었던 차유리(김태희). 하지만 그는 한번 안아보지도 못했던 딸 서우(서우진) 곁을 떠나지 못한다. 그 충격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방황하던 남편 조강화(이규형)가 오민정(고보결)과 재혼을 했지만 차유리는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서우와 남편 강화 주변을 맴돈다. 사실 산 자를 사랑해 떠나지 못하는 귀신의 이야기는 너무 흔하다. 아주 옛날 의 그 많은 원혼들이 그랬고, 영화 이 큰 성공을 거둔 후 영혼 소재의 콘텐츠들이 많이도 쏟아져 나왔다. 나 같은 공포가 아닌 코미디 휴먼드라마에 가까운 귀신 이야기들도 적지 않다. 역시 큰 ..
의 속물 의사 주원, 굿닥터로 돌아가다 종영한 에서 최고의 수훈갑을 꼽는다면 역시 주원이 아닐까. 과거 의 박시온 역할로 어눌하지만 착한 심성이 전하는 울림을 제대로 전해준 주원이었다. 그런 그가 로 와서는 자칭 ‘속물의사’를 연기했다. 돈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속물의사. 그래서 병원에 가기 힘든 조폭들을 맨 바닥에 눕혀 놓고 치료하는 장면은 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자칭 속물의사는 사실은 돈 없고 배경이 없어 수술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아픈 기억을 품고 있었다. 그러니 속물의사는 껍데기고 사실은 저 ‘굿닥터’에 가까운 휴머니스트였다는 것. 겉으로는 까칠하고 돈만 밝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뒤로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김태현(주원)이란 의사는 ..
김태희, 산전수전이 일깨운 가능성들 여전히 김태희가 연기를 잘한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물론 캐릭터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다만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었다는 걸 염두에 둔다면 이 정도의 연기가 부족하다 여겨진다는 얘기다. 하지만 적어도 를 통해서 김태희가 얻어간 것은 분명히 있다. 이 드라마는 지금껏 그녀가 해온 많은 드라마들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그녀의 새로운 면들을 끄집어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드라마가 시작한 지 거의 몇 주 동안 그녀는 병상에 누워 있었다. 그걸 갖고 ‘누워서 돈 번다’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지만 누워서 연기하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눈을 감고 있어도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이고, 눈을 뜬 상태에서도 몸을 쉬 움직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