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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집단 버라이어티 토크쇼의 시대, '세바퀴'가 보여주는 것 토크쇼에서의 고정 게스트의 집단화는 비단 최근의 일이 아니다. '일요일 일요일밤에'에서 시도되었던 김용만의 '브레인 서바이버'는 집단적으로 게스트가 출연해 퀴즈를 풀며 토크도 하는 형식으로, 퀴즈쇼와 토크쇼가 적절히 접목된 새로운 형식을 보여주었다. 당대 이 코너의 인기는 '코미디 하우스'에서 정준하가 자신을 두 번 죽이며(?) 시청자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던 '노브레인 서바이버'로 이어졌다. 현재 토요일 예능의 최강자로 '무한도전'의 아성마저 위협하는 '세바퀴'는 이 '브레인 서바이버'가 보여준 퀴즈쇼와 토크쇼의 결합에 대한 재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세바퀴'는 이 형식에 아줌마의 수다를 결합하고, 퀴즈에 있어서 설문을 통한 공감 포인트를 부가..
소통의 세상을 향한 길 위의 희망가, '오 마이 텐트' 토크멘터리. 토크와 다큐멘터리가 엮어진 '오 마이 텐트' 스스로가 표방한 지칭이다. 다큐멘터리와 타 장르와의 퓨전이 새로운 경향으로 나오고 있는 요즘, '오 마이 텐트'의 토크멘터리 표방은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다큐멘터리와 예능이 만나 리얼 버라이어티쇼라는 대단히 매력적인 형식을 창출해낸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예능이 다큐멘터리의 리얼리티를 끌어들이는 것과 다큐멘터리가 예능적인 요소를 끌어들이는 것은 역시 다르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그 특성으로서의 진지함이나 진정성이 예능적인 요소와 부딪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재미있어야겠지만 재미 그 자체보다는 어떤 의미가 목적이 되어야 그 형식이 다큐멘터..
토크쇼의 새 트렌드, 대결토크쇼의 문제점 SBS의 '절친노트'는 애초에 관계가 불편한 연예인들이 만나 오해를 풀고 화해하는 과정을 담아내는 토크 버라이어티쇼였다. 이 프로그램이 전면에 내세운 인물은 김구라와 문희준이었다. 하지만 이 대화와 화해의 토크 버라이어티쇼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그만한 소재(불편한 관계의 연예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후로 '절친노트'는 '불편한 관계의 만남'에서 한 단계 수위를 낮춰, '어색한 관계의 만남'을 통해 그 리얼한 토크를 이끌어냈다. 토크의 강도는 약해졌지만 훈훈한 대화의 분위기를 강조했던 것. 하지만 이것은 또다시 변화를 거듭했다. 이경규가 투입되어 그 구심점이 김구라에서 이경규로 옮겨지면서 이른바 대결토크쇼를 구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흥미롭게도 '절친노트'가 ..
'강심장', '야심만만2'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강심장'은 시작 전부터 이미 화제를 모았다. 대결형식의 신개념 토크쇼. 이승기의 첫 MC 도전. 게다가 무엇보다 주목을 끌게 만든 '강호동쇼'라는 지칭. 항간에는 이미 강호동이 MBC에서 하고 있는 '무릎팍 도사'와 콘셉트가 겹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베일을 벗은 '강심장'은 일단 '무릎팍 도사'에 가깝다기보다는 '스타킹'이나 '세바퀴'에 가깝고, 일단 강호동쇼라고 하기에는 형식 자체가 강호동에 집중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강심장'은 '세바퀴' 형식의 집단 토크쇼에 배틀 개념이 부가된 토크쇼다. 스튜디오에 일정한 배치로 앉아있는 세대와 성별을 넘어서는 다양한 출연진들, 그들이 쏟아내는 거침없는..
프로그램 제작자들, 즉 PD나 작가를 만나보면 그들이 만드는 프로그램과 너무도 닮아있는 그들의 모습에 놀라곤 합니다. '무릎팍 도사'의 최대웅 작가도 그랬습니다. 남자다운 굵은 선의 얼굴에 거침없는 시원시원한 언변은 저 무릎팍 도사가 바로 눈앞에 서 있는 듯 했죠. 그래서였을까요? 인터뷰는 마치 무릎팍 도사를 옮겨온 듯, 활기차고 힘이 넘쳤습니다. 인터뷰는 이런 저런 통상적인 토크쇼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었습니다. '무릎팍 도사'가 강호동을 전면에 내세워 구사하려 했던 낮은 화법에 대한 이야기나, 강호동을 받쳐주는 건방진 도사 유세윤과 꿰다 논 보릿자루 올밴의 캐릭터가 하는 보조 그 이상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토크쇼에서 공간 구성이 갖는 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무릎팍 도사' 이외에도 타 토크..
'무릎팍 도사'가 세상과 소통하는 법 "로스트로포비치, 미샤 마이스키..." 줄줄이 장한나에게 음악을 사사했던 세계적인 스승들의 이름들을 읽어나가던 건방진 도사 유세윤. 하지만 그는 그런 세계적인 스승들의 이름조차 자신은 잘 모른다며 심지어 "그래서 하나도 부럽지 않다"고 말한다. 대신 그는 '무릎팍 도사'의 PD들 이름을 대면서 자신이 존경하는 분들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것은 농담이다. 하지만 바로 이 농담에 '무릎팍 도사'만의 화법이 숨어있다. 어떤 계층이나 어떤 타 분야의 인물들, 특히 이름만 들어도 주눅이 들 정도의 명사들이 오더라도, 거의 같은 눈높이를 유지하려는 노력. 이것이 '무릎팍 도사'가 세상과 소통하는 법이다. 장한나라는 세계적인 첼리스트이자, 음악가를 앞에 앉혀두고 '무릎팍 도사'가 ..
토크쇼 전성시대, 토크쇼가 토크하고 있는 것은? 이른바 토크쇼 전성시대다. 월요일에는 MBC의 ‘놀러와’, SBS의 ‘야심만만2’, KBS의 ‘미녀들의 수다’가 경쟁을 벌이고 있고, 화요일에는 KBS의 ‘상상플러스’, 수요일에는 MBC의 ‘황금어장’, 목요일에는 KBS의 ‘해피투게더’, 금요일에는 SBS의 ‘자기야’, 토요일에는 MBC의 ‘세바퀴’ 같은 토크쇼들이 포진해 있다. 실로 거의 일주일 내내 토크쇼를 볼 수 있는 시대다. 이렇게 된 것은 물론 토크쇼라는 형식이 비용 대비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토크쇼는 다른 예능 프로그램의 형식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토크쇼가 갖추고 있는 형식, 즉 호스트가 게스트를 초청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답변을 듣는 과정이 사람이라면 ..
토크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요. 물론 시각에 따라 여러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토크쇼의 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토크쇼의 일반적 구성이 MC와 게스트의 만남이라고 할 때, 그 특정한 형식 속에는 사실 그 토크쇼가 가진 개성적인 면이 집약되어 있죠. '무릎팍 도사'는 점집이라는 상황 설정이 그 개성적인 형식을 만듭니다. 고민을 상담하러온 게스트와 고민을 해결해주기위해 게스트의 속내를 낱낱이 들어보는 도사의 심리적 대결구도가 그 형식에서 나오죠. '해피투게더'는 여러 번 형식을 바꾸었는데, 처음 주목되었던 것은 노래방 형식(노래도 하고 게임도 하며 토크도 하는)이었고, 다음에 나온 것이 동창회 형식(동기동창 모임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하는),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이 목욕탕 형식(좀더 편안한 장소에서의 ..